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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돌아온 후 여전히 아빠는 이틀에 한 번씩 혈액 투석을 받으셔야 했고 전과 다르게 투석을 하는 것도 힘들어하셔서 4시간 투석 시간을 채우기가 점점 어려워졌다.

코에 산소 튜브를 넣고 투석을 받으셨지만 투석 중간에 혈압이 떨어져서 중단을 해야 할 경우도 많았고 아빠가 너무 힘들다고 하셔서 다 못하고 중간에 끝내야 할 경우도 생겼다.

 

식사도 여전히 잘 못하셔서 조금만 매운 것도 드시지 못하셨고 뜨거운 것도 드시기 힘들어 하셨다.

식사라도 예전처럼 잘하신다면 얼마나 좋을까... 매일 그런 생각이 들었다. 

 

2주가 지나 다시 병원에 외래를 갔고 간초음파를 했는데 흉수가 없다 해서 뽑지는 않았다.

다시 2주 후에 외래로 와서 CT를 찍기로 하고 워낙에 드시는 약이 많아 매일 아침에만 10알이 넘는 약을 드셔야 했기에 이번에는 약을 대부분 줄이고 투석하실 때도 그렇고 자꾸 혈압이 떨어지시기에 드시던 고혈압 약도 빼버렸다. 집에 가지고 있는 약으로 혈압이 높을 때만 드시기로 하였다. 항생제도 바꾸고 입안이 헐고 하셔서 식사를 더 못하시기에 항진균제를 처방받았다.

 

집으로 돌아와 투석을 받으며 다시 2주의 시간이 흐르고 외래 진료를 가서 CT를 찍고 피검사를 했다.

염증 수치가 높게 나와 폐렴 증상으로 바로 응급실로 가서 입원하라고 하여 응급실로 갔다.

심장 효소검사라는 걸 하고 흉수도 700ml를 뽑았다.

응급실에서는 수혈을 받고 알부민과 지방 영양제를 주사했다.

피검사에서 갑상선 기능 항진증 소견이 보여 약을 처방해서 먹기도 했다.

이런저런 검사와 주사약을 맞으며 응급실에서 24시간이 지났지만 병실이 나질 않았다.

법적으로 응급실에는 24시간밖에 입원하지 못하니 어쩔 수 없이 퇴원을 할 수밖에 없었다.

 

응급실에 있으면서 혼자 담당의와 면담을 했는데 CT 검사 결과 폐의 종양이 더 심해져서 더 이상 스티바가를 처방할 수 없으므로 항암이 불가능하다고 했다.

더이상 치료를 할 수가 없다니... 몇 개월의 시간이 꿈같았다.

몇 달 전만 해도 투석을 받고 계셔 힘드시긴 해도 스스로 걸어 다니시고 하셨었는데...

지금은 스스로 걸어 다니실 수도, 배변을 가리실 수도 없었고 식사를 혼자 하시는 것도 버거운 상태가 되셨다.

얼마나 힘들게 고통스럽게 걸어온 길인데... 결과가 참담했다.

담당의가 하는 말들이 머리에서 겉도는 거 같아 이틀 뒤에 주치의와 가족 면담을 하고 싶다고 요청을 해서 남동생과 함께 면담을 하기로 하고는 응급실로 돌아왔다.

 

병실이 없어 집으로 가야 하는 상황에 아빠는 불안해하셨고 아빠에겐 기력을 좀 회복할 때까지 항암제를 먹는 건 미루기로 했다고 말씀을 드리곤 집에 가서 좀 더 잘 드시고 기력을 회복해서 오자고 했다.

 

입이 마르고 마음이 갑갑했지만 내색하지 못하고 아빠를 안심시키며 집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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