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앰뷸런스에서 내리자 응급실로 들어가기 전 간호사와 의사 몇 분이 오셔서 혈압과 혈당을 재는 등 체크를 했다.
아빠를 간이침대에서 내려 의자에 앉힌 후 앰뷸런스 비용을 지불하고 응급실 접수를 했다.
응급실 앞쪽에 아빠를 모시고 가서 앉히고 짐을 들고 와 한쪽에 내려놓고 자리에 앉으니 그제야 응급실 대기실의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그리 넓지 않은 대기실의 의자는 딱딱했다. 초조함으로 가득한 곳.
이곳 병원 응급실은 대기실에서도 환자들이 앉아서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었다.
앞쪽의 안내 전광판을 보니 절차에 따라 3시간을 대기하여야 응급실 병상을 배정받을 수 있을지 결정이 난다고 쓰여있었다.
3시간이라고? 설마... 그냥 통상적으로 써놓은 거겠지.
암환자를 3시간이나 이렇게 딱딱하고 불편한 의자에 앉혀놓겠어.
그도 그럴 것이 아빠는 남들은 다 반팔을 입는 날씨에도 추워서 담요를 덮고 의자에 기대 몹시도 힘들어하고 계셨다.
빨리 간이침대라도 누울 수 있다면 좋을 텐데...
한 시간쯤 지났을까. 도저히 안될 거 같아 응급실 데스크에 보이는 간호사분께 환자가 너무 힘들어하는데 간이침대라도 누울 수 없을까 물어봤더니 안된다고 한다.
응급실은 그렇게 누군가의 간절함이 눈도 마추 지지 않는 간호사의 안된다는 한마디에 묻혀버리는 곳이었다.
간호사분들이 얼마나 고될까... 얼마나 힘들까... 백번을 이해하면서도 서러움이 몰려온다.
힘들어하는 가족을 보면서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무력감에 더욱 그러했나 보다.
그렇게 3시간의 시간을 꼬박 대기실 의자에서 기다렸다. 그리고는 겨우 응급실 병상을 배정받아 침대에 눕혀 드렸다.
커튼 하나로 떨어져 있는 응급실 병상은 좁은 응급실 침대 하나와 철제의자 하나가 있었고 그나마도 침대 가까이에 붙어 앉지 않으면 옆 병상의 침대에 닿아 조심해야 했다.
빽빽이 가득 찬 응급실에서 보호자들은 밤새 의자에 앉아 있어야 했는데 주변을 보니 몇몇 분은 침대 시트를 얻어와 차가운 바닥에 깔고 잠을 청하고 계셨다.
그렇게 응급실에서의 또 하룻밤이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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