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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이라니...
멍한 상태로 병실에 들어가 잠들어 있는 아빠를 바라봤다. 뭘 어떻게 해야 하는 거지...
쿵쾅거리는 심장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았다.
그렇게 맥없이 앉아있다가 엄마와 동생들에게 전화를 했다.
아빠한테 말도 하지 못한 채 하루 종일 인터넷 검색을 했다. 암, 간암, 췌장암, 암에 좋은 음식, 암센터, 간암 의사 등...
아무것도 모르는 현 상황에 대해 어떤 거라도 채워 넣기 바빴다.
아직 어떤 암인지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 내려지지 않은 상황에서 가족들과 상의하여 전원을 하기로 하였다.
건강하시던 분도 아니고 온갖 병을 달고 살고 혈액투석까지 하는 분인데 암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하니 좋다는 병원으로 가보자.
다음날 엄마가 함께 아빠에게 병원을 옮기자고 말하며 암이라고 말씀을 드렸다.
이젠 암까지 왔구나... 체념을 하신걸까. 아빠는 너무도 담담했다.
오히려 그런 모습에 심장이 더 뛰고 가슴이 아팠다.
엄마가 아빠의 손을 잡고 하신 말씀. 요즘 암은 예전하고 달라. 마음을 굳게 먹으면 이겨낼 수 있어.
다짐과도 같은 그 말에 힘을 내시길 바랐다.
담당의에게 전원의사를 말씀드렸더니 주치의에게 전해드린다고 했고 그렇게 우리는 사설 앰뷸런스를 타고 병원을 옮겼다. 처음 타보는 앰뷸런스. 사설 앰뷸런스라 택시처럼 기본요금에 거리요금이 더해져 요금을 지불해야 했다.
서울까지 가는 동안 간이침대에 누워서 이동하시는 걸 너무 힘들어하셨다.
사이렌을 울리면서 갔는데 가다가 차가 막혀있는 구간에서 2차선에 있던 차들이 모두 양쪽으로 조금씩 길을 내어주셨다.
와... 이런 거구나. 모든 분들께 너무도 감사했다.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을 위해 내어 주는 그분들의 배려에 뭔가 마음이 또 울컥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