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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식장에 도착을 하니 전화했던 상조 회사에서 장례 지도사 분이 와계셨다.

차를 내어주시며 조금 기다려 주시고 얘기를 나눴다.

 

아빠의 병세가 많이 악화되면서부터 가족들은 아빠가 돌아가셨을 때를 미리 준비했어야 했다.

갑자기 돌아가셨을 때를 대비했던 건데 정신없이 닥쳐서 뭐라도 소홀히 하고 싶지 않았던 엄마의 맘이 제일 컸기에 하나하나 꼼꼼히 생각하고 준비했다.

 

우선은 영정 사진을 준비하고 (영정 사진을 미리 찍어두신 게 아니기에 가족들이 가지고 있던 아빠의 사진 중에서 좋은 사진들을 몇 장 모아 영정 사진을 만들어주는 업체에 의뢰해서 준비했다) 상조 회사는 예전부터 가입되어 있었던 터라 상조 회사에 전화를 걸어 만약 가족이 돌아가시게 되면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 지를 물어서 메모해 놓았고 가족들에게도 알려줬다.

 

병원에서 돌아가실 수도 있고 집에서 돌아가실 수도 있기 때문에 두 상황에 대해 모두 다 알아보고 상황에 맞게 대처할 수 있도록 알아 놨다.

병원에서 돌아가시면 크게 어려운 게 없었지만 집에서 돌아가신다면 119가 아니라 112에 전화를 걸어야 한다고 했다.  돌아가시기 전이라면 119에 전화를 하고 병원으로 옮기면 되지만 이미 돌아가셨다면 119는 응급 환자가 아닌 돌아가신 분을 운구하지 않기 때문이다.

상조 회사에 가입되어 있다면 상조 회사에 전화를 하면 운구를 해주기에 그쪽으로 전화를 하면 된다.

장례식장으로 가기 전에 경찰 입회 하에 병사라는 의사의 시체 검안서를 받아야 가능하다고 했다.

 

장례식장도 미리 알아보고 선택을 해놔야 했다. 언제 어떻게 돌아가실지 모르고 또 그날에 원하는 장례식장에 사용 가능한 빈소가 있을지 모르기 때문에 2~3군데 정도 선택을 해놔서 첫 번째 장례식장에 사용 가능한 빈소가 없다면 두 번째 세 번째 선택한 곳으로 가야 하기 때문이다. 미리 준비해놔야 돌아가신 분을 차질 없이 빨리 안치할 수 있다.

 

아직 아빠가 돌아가시고 시간이 얼마 안 되어 정신도 없고 진정이 안 되는 상황이었는데 장례식장에선 이것저것 결정해야 하는 사안들이 많았다.

장례식장 빈소를 어느 곳으로 할지 부터 고인의 종교에 따른 장례 방법, 매장이나 화장 여부, 장례용품 선택, 화장 시설을 어디로 할지, 운구차는 어떻게 할지 등 하나하나 다 선택을 해야 했다.

 

이런 사안들은 내가 다 결정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엄마가 결정하셔야 할 거 같아 일단 엄마에게 전화를 하고 가서 모셔와서 진행을 했다.

 

장례식이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르게 지나갔다.

3일의 장례 동안 향이 꺼지면 안 된다고 하여 밤에도 잠을 자지 않고 계속 향불을 켰다.

아마도 관습 같은... 향이 꺼지면 고인의 영혼과의 연결이 끊어지는 그런 의미인 듯했는데 나는 아빠를 위해 해 줄 수 있는 마지막 노력인 것만 같았다.

 

그렇게 3일장이 지나고 화장터에서 화장을 하고 고향에 있는 종중 묘에 아빠를 모셨다.

키가 180cm가 넘고 마르셨어도 기골이 장대하던 아빠였는데 화장을 하고 나니 가슴에 폭 안길만한 단지만큼이었다.  

 

내내 고심하시던 엄마는 아빠가 편안하시기를 바라며 묘비문을 지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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