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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여동생이 돌아간 후 아빠는 계속 천장을 바라보며 누워계시다가 잠이 드셨다가를 반복하셨다.

분무기로 입안에 물을 뿌려드리고 겔을 거즈에 묻혀 입안을 닦아드렸다.

 

아빠가 식사를 하신 건 호스피스 병동에 오시던 5일 전 병동에 오셔서 배가 고프다 하셔서 흑임자죽을 조금 데워서 먹여드리고 부족하신 듯하여 밤에 편의점에 가서 사 온 호박죽을 드신 게 마지막이었다.

그게 마지막 식사인 줄 알았다면 더 맛있는 걸로, 더 좋은 걸로 드시게 해 드릴 걸...

아빠를 보내드리고 이렇게 가슴에 남는 말이 '배고파'인 줄 알았다면... 

그저 지켜만 보면서 해드릴 수 있는 게 없으니 더욱 마음이 아팠다.

 

새벽 2시쯤 아빠를 지켜보고 있는데 숨소리가 조금 이상하게 느껴졌다.

숨이 많이 찬 건가 싶어 간호사를 호출했다. 바이탈을 재보니 혈압이 120대로 정상적이었다.

'바이탈이 괜찮으시니 자주 와서 볼게요.'하고 돌아갔고 나는 잠이 들 수가 없었다.

 

크게 힘들어 하시지는 않아도 숨소리가 좀 다르게 느껴졌다.

그렇게 지켜보면서 앉아있다가 시계를 보니 새벽 4시가 다된 시간이었다.

간이침대에 누워 기지개를 켜고 스트레칭을 했다. 그러고는 잠깐 잠이 들었다.

 

잠이 든지도 모른 상태에서 깜짝 놀라 일어나서 아빠가 괜찮은지부터 바라봤다.

어두운 병실 안에서 희미하게 보이는 아빠 모습은 평소처럼 눈을 감고 숨쉬기가 힘들어 입을 벌리고 계셨는데 뭔가 달랐다. 느낌이 이상했다.

가슴이 막 요동치기 시작했다. 잘 보이지는 않는 상태에서 아빠를 만져봤다. 따뜻했다.

그런데도 내 심장은 막 뛰어댔다.

숨을 쉬시는지 심장에 귀를 대보고 코밑에 손을 대어봤다.

내 심장이 미친 듯이 뛰어대서인지 아무것도 알 수가 없었다.

 

몇 초간 어쩔 줄 모르다가 간호사를 호출했다. '아빠가 이상해요.'

간호사가 바로 와서 아빠를 보더니 1인실로 일단 옮기자며 침대를 옮기기 시작했다.

몇 분 안 되는 그 시간에 심장이 밖으로 튀어나올 것 같았다.

 

같이 침대를 밀며 1인실로 들어가고 간호사가 다시 아빠를 살펴보면서 말했다.

'아버님 돌아가신 것 같습니다.'

'네?' 여느 소설에서나 나오는 표현처럼 뭐에 한 대 맞은 듯 머리가 지진 나며 뜨거워졌다.

'아빠... 아빠...' 아직 몸이 이렇게 따뜻한데... 돌아가셨다고요?

 

간호사가 밖으로 나가고 아빠 손을 잡고 울고 있는데 얼마나 지났을까...

의사 한분이 기계를 밀려 들어왔다.

아빠를 살펴보며 심전도 검사를 하고 나서는 사망선고를 했다.

'2019년 3월 1일 04시 38분 사망하셨습니다.' 

'아빠...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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