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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스피스 병동으로 옮긴 후 산소 튜브를 하고 있어도 계속 숨이 차고 진통이 있으셔서 밤 11시까지 진통제와 숨찬 걸 완화시켜주는 주사를 4번 맞았다.

 

가슴에 마약성 통증 패치를 붙이고 진통제를 수차례 맞아도 진통이 심하셨고 부쩍 숨이 차다고 하셔서 잠을 잘 못주무셨다. 잠깐 잠이 드셨다가도 바로 깨고를 반복하셨다.

 

밤 11시쯤 잠을 통 못자겠다고 간호사에게 말하자 간호사가 약한 수면제라도 주사해 드릴 지를 물어봤고 아빠는 그래 달라고 잠 좀 자게 해달라고 하셨다.

간호사가 의사에게 처방받아 수면제와 진통제를 주사했다.

하지만 그 이후에도 쉽게 잠이 들지 못하셨고 추가로 수면제를 더 주사했다.

 

그러고나서 겨우 잠이 드신 듯했는데 옆에서 지켜보기에 호흡이 너무 불안정해 보였다.

간호사를 호출하니 바이탈을 재보고는 그 새벽에 1인실로 병실을 옮기자고 했다.

 

호스피스 병동에 들어오면서 안내를 받았을 때 1인실은 임종실이라고 불리며 호스피스 병동에서 임종이 임박한 환자들에게 가족들과 인사도 나누고 임종을 편하게 맞을 수 있도록 4일간은 무료로 내어준다고 했었다.

병동에 입원하자마자 바로 임종실이라니...

정신없이 병실을 옮기고 나서 당황해하는 나를 보고 간호사는 호흡이 불안한 상태이긴 하시지만 첫날이라 환자의 상태를 더욱 주의 깊게 보려고 옮긴 거라며 안심시켜 주셨다. 

 

밤새 아빠는 호흡도 불안정하고 부르면서 깨워봐도 전혀 의식이 없어서 다시 섬망증상이 나타난 건지 걱정이 되었다. 다행히 아침이 되어서는 부르면 눈을 반쯤 희미하게 뜨시고는 들릴듯 말 듯 대답을 하셨다.

의사가 회진을 오고나서 말하길 섬망 증상이 아닌 임종전 의식다운 상태인 거 같다고 했다.

 

낮이 되어 엄마와 남동생이 와서 아빠를 부르자 아빠는 눈을 크게 떴고 남동생과 눈을 마주치며 활짝 웃으셨다.

그 모습이 너무 천진난만하고 말로 표현할 수 없이 좋아보여 눈물이 났지만 '그래. 아들이 그렇게 좋은 거지'하며 샘나는 듯 장난섞인 말을 하며 웃었다.

저녁에는 켁켁거리면서 힘들어하셔서 '가래 뱉고 싶어?'라고 물어봤더니 '응'이라고 하셔서 '그냥 힘껏 뱉어봐. 내가 닦아줄게' 했더니 힘들게 오래 걸리긴 했어도 스스로 가래를 뱉으실 수 있었다.

 

근래에는 입마름 증상이 심하셔서 계속 물을 찾으셨었는데 혈액 투석환자가 투석도 제대로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 물을 많이 드실 순 없었고 입에 물을 묻히거나 물었다가 뱉으시는 정도였는데 간호사에게 얘기를 하니 드라이문트라는 약을 주셔서 겔 형태로 된 약을 거즈에 묻혀서 핀셋으로 잡고는 입안을 구석구석 닦아드렸다.

약 성분이 입이 마르는 걸 완화시켜준다고 했다.

 

호스피스 병동으로 옮기고 임종실에서 두번째 날이 지나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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