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이야기/간암 간병기 - 삶의 이야기

패혈증으로 생사를 넘나들다 암선고를 받다.(세번째 이야기)

더불어숲2 2020. 6. 17.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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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실에서의 하룻밤은 힘들고 고통스럽지만 마치 다른 이들의 삶 한가운데 의자에 앉아 그들의 삶을 지켜보는 것처럼 시간이 빨리 흐른다.

아빠는 밤새 뒤척거리고 힘들어하셨다. 다음날 어떤 검사를 할지 몰라 금식을 해서 더 힘들어하셨다.

당뇨로 인해 자꾸 저혈당에 빠져 간호사께 몇 번 말씀을 드려 포도당 주사를 더 높게 맞았지만 배가 고프고 힘드신 건 어쩔 수가 없었다.

(저혈당증 혈액 중의 혈당 농도가 일정치 이하로 떨어져 있는 현상이다. 단 음식을 많이 섭취하는 등의 행위로 인슐린이 과다 분비되어 혈액의 혈당치가 급격히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서투른 말투, 혼란, 의식 상실, 발작 또는 죽음을 비롯한 다양한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기아, 땀, 떨림, 약점 같은 느낌도 있을 수 있다. 증상은 일반적으로 빠르게 발생한다.

저혈당증의 가장 흔한 원인은 인슐린이나 설 포닐 유레아 같은 당뇨병 치료에 사용되는 약물이다. 평소보다 적게 섭취하거나, 평소보다 많이 운동을 하거나, 술을 마신 당뇨병 환자가 더 위험하다. 저혈당의 다른 원인으로는 신부전, 인슐린 종양, 간 질환, 갑상샘 기능 저하증, 기아, 신생아 선천성 대사 장애, 심한 감염, 반응성 저혈당증 및 알코올을 포함한 여러 약물 등의 특정 종양이 있다. 몇 시간 동안 먹지 않은 건강한 아기의 경우 낮은 혈당이 발생할 수 있다.)

 

한시라도 빨리 병실을 배정 받고 올라가고 싶지만 응급실은 이미 만원이었고 간호사는 해당 병동에 병실이 나지 않으면 이대로 퇴원을 하거나 다른 병원으로 전원을 가야 할 수도 있다고 했다.

허망한 마음에 검색을 해보니 법적으로 응급실 체류 제한이라는 것이 있었고 제발 병실이 나기 만을 바라고 바라면서 밤을 보냈다.

 

오전이 되어 응급실 여기저기서 고성이 오갔는데 대부분 병실이 나지 않아 다른 병원을 전원을 가야 하거나 퇴원을 해야 하는 환자들이었다.

물론 병원에서 대책없이 무작정 나가라고 하지는 않는다. 거주지 근처의 병원을 알아봐서 전원 절차를 도와주거나 다른 구에 있는 상급 병원을 알아봐 주는 등 환자가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상의하고 알아봐주었다.

그러나 환자를 데리고 병원을 옮기는 것이 쉽지도 않을 뿐더러 치료를 받기 위해 어렵게 찾아온 병원에서 쫒겨 가는 듯한 기분에 환자들과 보호자들은 고성을 내기 일쑤였다. 

 

(2017년 12월 1일부터 중증 응급 환자의 빠른 진료/검사 및 응급실 과밀화 해소를 위하여, 상급종합병원을 대상으로 응급실 24시간 체류 제한 법률이 제정되었다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제 33조 2항). 이에 따라 응급실에서 진료와 입원 대기가 24시간 이상 지체 될 수 없으며, 입원 병실이 확보되지 않을 경우 의료진의 결정에 따라 귀가 또는 타원으로 전원 가는 것을 원칙으로 진료가 이루어 지고 있다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제 11조에 근거).

 

마음을 졸이면서 대기하던 중 다행히 병실이 나왔다고 해서 병실을 배정받고 올라가서  피검사 등 검사를 했다.

아빠는 계속 춥다고 했다. 6월달이고 병실은 특히나 추울 리 없었지만 바들바들 떠시면서 춥다고 하여 이불 2개와 시트까지 덮어드렸지만 이를 덜덜덜 떨기까지 하시면서 추워하셨다. 

 

이 증상은 몇년 전 당뇨병으로 인해 발가락을 절단하게 되었을 때 보았던 증상이다. 발가락 괴사로 인해 염증 수치가 너무 높아졌고 결국 패혈증으로 죽을 고비를 넘기셨던 그때와 똑같았다.

병원에서도 항생제를 투여하고 혈액배양검사를 했다.

항생제를 투여해도 증상이 나아지질 않자 다른 항생제로 바꾸며 지켜봤다. 

(패혈증 영어: sepsis)이란 혈액이 인체에 침입한 세균 감염됨으로써 나타나게 되는 전신성 염증반응 증후군을 의미한다. 빠른 시간 내에 사망할 수 있다. 원인균은 연쇄상구균, 포도상구균, 대장균, 폐렴균, 녹농균, 진균을 비롯하여 매우 다양하다. 인체에 발생한 화농성 질환의 원인균이 혈액에 유입되기도 하고, 때로는 비브리오 패혈증과 같이 식품 섭취를 통해 감염되기도 하며, 혈액이 세균에 직접 감염되지 않더라도 인체 한 부위의 감염원에서 발생하는 염증 물질로 인해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특히 알코올 중독, 영양실조, 간 질환 등으로 면역력이 저하된 사람이나 신생아에 발생하기 쉽다.)

 

며칠을 패혈증과 싸워야 했다. 병원에서는 염증 수치가 너무 높아서 걱정이라고 했다. 기력도 약하시고 저리도 몸이 안 좋으신데도 버티시는 아빠는 정말 대단했다. 아빠는 그렇게 평생을 병마와 싸워왔다.

 

4일쯤 지난 때일까. 전날 바꾼 항생제가 다행히 잘 맞는 듯했다. 열도 좀 떨어지고 아빠도 조금은 덜 힘들어 보이셨다. 이때만 해도 아빠가 워낙 면역력도 약하고 안 좋으시니 그냥 장염이 심한 거겠거니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였다. 

 

6일째 되던 날 담당의가 복도에서 보자고 나를 불렀다. 

검사 결과가 안 좋다고 했다. 간에서 주변 췌장 등 주변 장기에 암이 퍼져 있어 보인다고 했다.

아직은 간암인지 췌장암인지 구별하기 어렵다고 했다. 

암이라고? 하루 걸러 하루를 병원에서 투석을 받고 하시는 분이 암이라니...

그저 멍하니 심장만 빨리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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