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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원 다음날 다시 색전술을 시행했다.
제발 이번에는 처음 받았을 때처럼 힘드시질 않길...
색전술을 받고 병실로 돌아오고 얼마 있은 후부터 또 복부 통증이 시작됐다.
진통제를 맞았지만 소용없었고 아빠는 계속해서 진통제를 더 놔달라고 호소했다.
간호사가 진통제를 놓아드렸으니 효과가 나타날 때까지 조금 더 기다려보라고 했지만 아빠는 막무가내로 진통제를 찾았다. 얼굴이 일그러지시며 고통스러워하는 아빠를 보고 있자니 계속해서 간호사에게 진통제가 더 필요한 거 같다고 얘기할 수밖에 없었다.
간호사는 담당의에게 물어보고 얼마만큼의 진통제를 놔주고 이렇게 5번의 진통제를 맞았지만 소용이 없었다.
그렇게 색전술 받은 날은 밤에 잠도 못 주무시고 꼬박 밤을 새우며 고통스러워하셨다.
아침에 주치의 선생님이 회진을 왔을 때 상태를 이야기하니 모르핀을 주사하라고 담당의에게 지시했다.
강력한 진통제이니 이제 좀 편해지시고 주무실 수 있겠구나...
아빠는 모르핀을 두 번이나 맞고 난 후에야 잠을 주무실 수 있었다.
진통제를 이렇게 맞아도 소용없는 그 통증들은 도대체 어느 만큼의 고통인 걸일까...
나는 감히 짐작도 할 수 없었다.
꼬박 밤을 새우며 통증에 괴로워했던 아빠가 주무시게 되자 마음이 좀 놓였다.
점심때가 돼서 식사가 나왔지만 불러봐도 계속 주무시기에 조금 더 주무시는 게 낫겠다 싶어 그냥 두었다.
하지만 저녁 식사 때가 될 때까지 아빠는 계속 주무시기만 했다.
너무 힘드시고 지치셔서 계속 주무시기만 하는 걸까...
그래도 뭐라도 드셔야 할 텐데... 당이 떨어져서 저혈당이라도 되면 그것도 큰일인데...
아빠는 혈액투석을 받기 때문에 입원을 해도 수액을 잘 맞지 않으신다.
혈액투석 환자들은 신장 기능이 멈춰 혈액 투석을 해서 혈액의 노폐물과 수분을 빼내는데 혈액 속의 수분이 많아지면 한 번에 투석할 때마다 빼낼 수 있는 한계가 있기에 이를 투석으로 전부 걸러내지 못하게 되기 때문이다.
혈액 속에 수분이 많아지면 그만큼 몸무게도 늘어나게 되고 혈액투석을 할 때는 매번, 투석 시작 전 몸무게를 재서 한 달에 한번 인바디로 측정한 수분을 제외한 원 몸무게 차이만큼을 투석으로 빼게 된다.
물을 많이 먹거나 식사를 많이 하시게 되면 몸무게가 그만큼 많이 늘어나고 혈액투석도 최대치로 빼야 하기에 힘들어진다. 또 이번에 필요 몸무게를 다 빼지 못하면 다음번에 빼야 하고 만약 그마저도 다 못 빼게 되면 계속 누적이 되면서 투석도 힘들어지고 몸도 힘들어지게 된다.
이 때문에 아빠는 평소에도 물을 거의 드시지 않으셨다.
포도당 수액을 맞지 못하니 당뇨가 심하신 아빠가 식사를 제대로 하시지 못하면 저혈당에 빠지기 쉽다.
지금은 체력이 약해지셔서 투석도 필요한 만큼 제대로 진행을 하지 못하니 더더욱 악순환이다.
저녁 식사 때까지 뭐라도 드시고 주무시라고 중간에 깨워봤지만 못 일어나시고 계속 주무셨다.
일부러 일으켜봐도 앉아서도 주무시고 해서 다시 눕혀드릴 수밖에 없었다.
간호사에게 아빠가 못 일어나셔서 식사도 못하시고 계속 주무신다고 얘기를 했다.
통증 없이 주무시는 게 다행인 건지...
그때까지는 반신반의하며 주무시는 아빠를 지켜보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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